2020년 2월 23일 일요일

3. 어쩌다보니 회계공부 - 투자 재시작 그리고 회계의 중요성


14~15년 투자는 실패로 끝났다. 나는 주식시장을 한동안 떠났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사회생활을 첫 시작한 신입사원에게는 가볍지 않은 돈이었다. 어머니가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며 등짝을 후려쳤던 것이 기억난다. 사실 우리 집안 남자들이 사고를 많이 쳤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나는 그 피를 피해가지 못했다. 

어머니는 주식투자에 대한 실패를 듣고 난 이후 나의 통장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6년부터 17년초까지 내 통장은 더이상 내 것이 아니었다. 돈은 차곡차곡 모였다. 어느덧 4000만원 가량이 모였다. 난 차를 구입했다. 그것도 일시불로. 그간 모아온 돈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허무했다. 

그때 다시 한번 내 안에 잠자고 있던 투자본능이 일어났다. 

아, 이대로 살아가다보면 답이 없겠구나. 오랫동안 모은 돈이 한순간 소비로 사라지고 남는 것은 차 하나가 되어버리니 불안했다. 빚은 최대한 지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던 시기다. 

차를 구입하고 난 후, 경제권을 다시 돌려받았다. 최대한 소비를 줄이고 돈을 모아갔다. 시드머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천만원 남짓으로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 사람 쉽게 안 변한다. 또 테마주에 기웃거리며 손실을 봤다. 물론 이익을 볼때도 있었지만 평균을 내보면 0원에 수렴했다. 

그러다 내 투자인생에 전환점이 온다. 

나의 직무는 공장 내 발생하는 원가를 분석하고 비용을 절감할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그리고 회사 전체의 원가구조를 경쟁사와 분석해서 장단점을 분석하는 기획업무도 병행했다. 본사에서 근무하던 기획 부서 출신의 공장장님이 부임한 이후 나에게 경쟁사에 대한 재무분석을 의뢰했다. 경쟁사의 장단점을 분석한 후 우리 회사와 비교해보라는 것이었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에 대한 전략방향을 어떻게 나아갈 지 고민해보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간 잘 들여다보지 않던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들어가서 경쟁사의 과거 사업보고서를 다운받았다. 사업의 내용부터 재무제표까지 꼼꼼하게 읽고 분석했다. 동종업계라 내용에 대한 이해도 빨랐고 명확하게 비교가 되었다. 

분석을 하면 할수록 좋은 회사라고 판단했다. 주위 선임들에게 해당 회사에 대한 평판과 더불어 영업환경, 전략에 대해서도 물었다. 보고서외에도 사람들을 통해 조사를 병행했다. 같은 업계라 그런지 다양한 정보들을 취합할 수 있었다. 그러다 이 회사의 연구력이 좋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게 되고 재무제표 내 연구인력 및 연구개발비용을 비교해보았다. 월등하게 앞섰다. 심지어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의 품질 역시 좋았으며 소비자의 호응도 좋았다. 

이때였다. 이 회사에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점이. 매일유업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7년 12월 매수한 매일유업은 이후 큰폭의 상승세를 맞이하게 된다. 물론 중도에 매도를 했기에 큰 수익률은 아니었지만 해당 기업에 대한 사업내용부터 재무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성공한 첫 경험이었다. 



이 경험은 내가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재무제표의 숫자를 통해 회사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사업의 내용부터 재무제표까지 모두다 살펴보면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읽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골라낼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 

나는 어쩌다 상사의 지시로 경쟁사에 대한 사업보고서를 보게되고 분석을 하게 되었으며 투자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이 회계에 대한 중요성과 사업보고서를 접근하는 올바른 방법론을 깨닫게 해주었다. 

나의 제대로 된 투자의 시작은 2017년 12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쩌다 회계학도가 되었지만 투자를 하는 긴 시간동안 회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저 학문적 지식으로 남아있었고 실제로 활용하지 못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돈을 벌기 위해 요행을 부렸고 욕심만 컸다. 그래서 테마주만을 쫓아다녔고 단타매매에만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회계는 중요하다. 돈을 잃는 가능성을 낮춰주는 도구다. 회계를 많이 안다고 해서 큰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회계지식을 알고 투자에 활용한다면 적어도 큰 손실을 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모든 회계지식을 알 필요는 없다. 우리는 지금 회계사 시험을 칠려는 것이 아니지 않나. 차변, 대변등 회계 분개를 알 필요도 없다. 

투자를 위해서 최소한 알아야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한다. 지금부터 나와 그 이야기를 해보자. 기본적인 재무제표를 읽는 것부터 그 속에서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에 대해서 말이다. 

조금 긴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다소 지루한 여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이 향후 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보장한다. 

이제부터 이 글을 다 읽은 여러분도 

어쩌다보니 회계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동료다.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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